제목 : 고기도시 Meatopia
감독 : 정경록
출연 : 이루완, 김지나, 송삼동
정보 : 2008 / 21분 50초 / 35mm / color / fiction
영화는 시작부터 노골적인 상징을 뱉어낸다. 우사(USA), 그곳에서 사육되는 소머리의 사람들, 30개월 미만의 고기, 노넴(noname)이라는 이름의 이주노동자, 이 직설적인 화법의 비판 위에 서부극이 얹혀진다. 아니, 출발은 서부극인 것처럼 한다. 영화 속 상징은 직설적이지만 정작 영화의 속도는 상징을 쉽게 이해 못할 만큼 빠르다. 이 속도가 단지 스토리의 속도가 아니라, 일부는 설명하고 다른 일부는 설명하지 않으면서 조금씩 설명을 건너뛰는 파편화된 호흡임을 관객이 알아챌 쯤, 영화는 방향을 전환한다. 영화는 단순한 이야기를 하려한다. 그래서 단순한 상징을 선택했고 노골적인 상징을 도구로 삼아 비판하고 있다. 이 비판의 중심에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건 우리 사회에서 중심에 있지 않으며 심지어 그들을 다룬 영화에서조차도 자주 타인으로 등장하는, 이주노동자이다. 영화가 서부극처럼 시작했고 이주노동자 노넴은 영웅의 모습으로 등장했지만, 그리고 순수와 희망의 상징인 어린 소녀가 그의 친구로 주어졌지만, 결국 그는 아무 것도 해결하지 못한다. 오히려 영웅적인 등장이 비극적인 결말의 역설적인 예언이었다는 듯이 영화는 노넴의 안락한 의자를 부수면서 우리가 가진 꿈이 깨지는 순간을 보여주고 차갑게 마무리 한다. 노넴이 스크린을 마주보는 순간 영화는 관객에게 되묻는 듯 하다. 자, 당신의 꿈이 깨어졌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