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술 독립영화 리뷰


  제목 : 낮술 Daytime Drinking
  감독 : 노영석
  출연 : 송삼동, 김강희, 탁성준, 신운섭, 이승연, 윤수안, 윤경호, 이도희, 김가온
  정보 : 2007 / 115분 / 극영화 / HD / COLOR



  여자친구와 헤어진 혁진은, 그를 위로해주고 싶으니 같이 여행을 가자는 친구의 제안을 받아들이지만 막상 여행 장소 정선에 도착해보니 와있는 건 그 혼자뿐이다. 친구를 기다리며 홀로 정선을 돌아다니던 혁진은 다가오는 사람들이 건네는 낮술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일련의 사건 속으로 휘말려 든다.

  <낮술>은 요약된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이 일종의 로드 무비이고, 개인이 사건에 말려들며 끊임없이 난처한 상황으로 빠지는 수난극이며, 한편으로 화장실 코미디이기도 하다. 나는 화장실 코미디에, <아메리칸 파이>나 <로드 트립> 같은 영화에 상당히 가깝다고 생각했는데, 섹스와 관련된 웃지 못 할 상황이 영화의 중심이 되는 점이 특히 그렇다. 게이에게 성희롱을 당하는 사건은 화장실 코미디에 자주 등장하는 gay joke를 연상시킨다. 영화가 완전히 하나의 장르를 인식하고 만들어 진건 아니다. 그렇다면 <낮술>의 이야기는 더 날렵한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다. 같은 인물과 계속 마주치는 우연 같은 건 장르에서 흔히 단점으로 지적되는 요소이니 배제했을 테지만 영화는 그러지 않았다.

  영화가 믿고 전진하는 건 장르가 아니라 서사의 힘이다. 정선에서 혼자 헤맨다는 상황이 주어지고, 낮술을 거절 못하는 유약한 인물이 그 중심에 있으면서 저절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에서 가지는 힘이다. 주인공은 마주치는 여성마다 낮술 한잔 하자는 유혹을 받지만 단 한번도 거절을 못한다. 부모도 못 알아본다는 낮술의 유혹을 거절 못하는 주인공은 화면 밖 관객에게마저도 달콤해 보이는 술을 들이 키고, 행복한 결말로 이동했으면 좋으련만 항상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진다. 이 중에는 건네주는 이상한 약을 먹고 잠들었다가 정신을 차렸더니 가진 걸 다 빼앗긴 후라는 도시 괴담 비슷한 일이나, 친절하다 못해 어딘가 이상한 남자가 알고 보니 그를 탐내는 게이였다는 결말처럼, 우리에게 친숙한 이야기인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 이야기의 힘을 믿고 영화를 진행한다. 상대적으로 영화는 다른 점에는 힘을 빼고 있다. 영화는 많은 장면에서 포커스가 맞지 않고, 배우의 연기도 낮술 때문인지 최선의 상태가 아니며, 씬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하는 영화는 무모하리만큼 긴 롱테이크도 종종 선사한다. 하지만 강한 이야기의 힘은 무리 없이 관객의 흥미를 붙잡아 결말까지 이동한다. 이리저리 튀며 진행되던 이야기를 이어가던 영화는 최종적으로 일정한 장르적 결말에 근접하며 깔끔하게 끝을 맺는다. <낮술>은 장점만큼이나 단점이 명확한 영화지만, 노영석 감독 개인이 거의 대부분의 작업을 담당해 만든 영화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어려운 상황에서도 상당히 훌륭한 퀄리티를 이끌어 냈음을 생각해야 한다. <낮술>은 2007년 서울독립영화제에 경쟁부문에서 상영되었고, 2008년 전주국제 영화제에서 관객비평가상과 JJ-STAR상을 수상했으며, 2008년 인디포럼 신작전에서도 상영되는 등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핑백

  • 콜린2의 블로그 : 낮술 쇼케이스 2008-07-01 15:41:14 #

    ... 이나 그런 것에 특별히 욕심은 없다고 하셔서 일반 관객이 어떻게 영화에 접근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계획은 준비중인 건 있는데 아직 정해진 건 없다고 하시네요.낮술 리뷰 ... more

덧글

  • sengbin 2008/06/07 23:51 # 답글

    이런 영화는 어디서 봐야 하나요?ㅇ.ㅇ 스토리 보고 보고싶어졌는데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네요.
  • colin2 2008/06/07 23:58 # 답글

    인디포럼에서는 상영이 끝났고요, 서울독립영화제 순회 상영회에서 할 것 같고, 관객 반응이 좋아서 올해 정식 개봉할 것도 같아요.
  • 댕구리 2008/06/10 01:49 # 답글

    낮술 마시고 싶어지는데요 사진 이미지 보니까 훈훈하니 맛날것 같습니다.
  • colin2 2008/06/10 12:34 # 답글

    영화 보고 나니까 너무 술 마시고 싶어져서 그날 새벽까지 마셨어요 -.-
  • 2008/06/10 15:42 # 삭제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colin2 2008/06/11 00:00 # 답글

    비밀글/ 제가 그날 일이 있어서 참석은 못하지만 초청 무척 감사드립니다. 그날은 못가더라도 다른 날에라도 열심히 가서 볼게요.
  • 강민영 2008/06/19 15:16 # 삭제 답글

    참, <낮술> 쇼케이스가 30일에 있던데. 한 번 더 가볼까,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여하튼 <낮술>의 노영석 감독님 인상만큼 완소 감독님.ㅎㅎ
  • colin2 2008/06/19 21:27 # 답글

    저도 또 볼까 생각하고 있는데 과연 가게 될가 모르겠어요.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