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 살벌한 연인 그냥영화 리뷰

 달콤 살벌한 연인




‘달콤 살벌한 연인’은 예측이 불가능한 유머로 가득차있다. 박용우는 최강희의 집에서 몬드리안의 그림을 발견한다. 영화를 보는 관객이라면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 ‘이 영화가 꽉 짜여진 (그래서 약간 답답하게도 느껴진다) 프레임과 프레임 속의 구도로 이뤄진 이유가 저 몬드리안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를 내기 위해서인 건가?’ 하지만 그 순간 박용우는 몬드리안의 그림을 내려 거꾸로 걸어놓는다. 그렇다, 최강희는 몬드리안의 그림을 거꾸로 걸어놓았던 것이다. 왜 전 남편을 죽였냐고 묻는 박용우에게 최강희는 그 사람은 죽을만한 사람이었다며 ‘죄와 벌’의 한 구절을 인용한다. 이쯤 되면 관객들은 ‘감독이 죄와 벌을 인용해 무언가 영화에서 말하려나 보다’라고 생각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다음 숏에서 박용우는 소파에 놓인 ‘죄와 벌’을 발견하고, 이렇게 외친다. “도스토에스프키를 이딴 식으로 인용하나?” 그건 영화가 영화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도스토예스프키를 이런 식으로 인용하다니! ‘달콤 살벌한 연인’은 이런 예측이 불가능한, 그래서 매 쇼트가 지나갈 때마다 뒤통수를 맞는 듯한 유머로 가득하다. 그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고 장점이다. 이런 예측 불가능의 매력은 우리가 예측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클리셰들을 살짝 비틀어 놓았기 때문에 가능해진 것임을 생각해보면 감독의 역량에 감탄하게 된다.

감독은 영화를 잘 간파하고 있다. 그는 ‘영화’를 구성하는 것에 능숙하다. 감독은 박용우와 최강희를 되도록 같은 프레임 안에 두지 않고 두더라도 프레임 안의 다른 공간에 떨어뜨려놓고 있으며, 둘이 같은 공간에 있을 때는 키스를 하고 있을 때 정도이다. 하지만 그 키스도 아름답거나 환상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뭔가 달콤해서 씁쓸한 그런 것들이다. 그건 영화의 주제와 잘 맞는 선택이다. 음악은 적절한 때에 적절하게 등장하고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하며 대사는 너무나 독특해서 너무나 웃기고 스토리는 복잡하지만 복잡하지 않게 느껴진다. 이런 모든 조화는 영화가 긴장감을 잃지 않도록 하게 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최강희가 맡은 캐릭터이다. 최강희는 영화의 주연임에도 불구하고 박용우에 밀려 조연처럼 보이는데, 그건 최강희 잘못은 아니다. 오히려 잘못이라면 너무 들이댄 연기를 한 박용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기 보다는 그렇게 선택한 감독 탓이 더 클 것이다. 영화는 ‘깨는’ 인물인 박용우에서 시작해서 그가 속을 알 수 없는 여자 최강희를 만나 고생을 하는 것으로 영화의 스릴을 이어간다. 그리고 클라이막스에 최강희의 정체를 알게 되면 그녀의 볼 수 없었던 속이 밖으로 터져 나오면서 영화가 마무리 됐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질 못했다. 감독은 최강희가 맡은 캐릭터의 내면을 완전히 끄집어 내지 못했다. 그래서 최강희는 영화의 중심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결국 속을 알 수 없었던 주변인물이 되고 만다. 그래서 영화는 중심에 감추고 있었던, 뭔가 계몽적이고 뭔가 페미니즘 적인 주제를 완전히 관객에게 말하지 못하는데, 그게 약간 아쉽다. 하지만 그건 이 영화가 주는 쾌감에 비하면 사소한 약점이라고 할 것이다. 박용우의 연기도 너무 들이댔다고 불평하긴 했지만 그게 박용우에게 어울렸고 영화에도 잘 어울렸던 만큼 결론적으로는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박용우도 최강희도 이 영화도 진짜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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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콤 살벌한 연인 2006/04/09 21:30 #

    달콤 살벌한 연인 악평보다 호평이 많아서 나름의 기대감을 가지고 선택했건만 배신 당한 기분이다. 인위적인 유머 코드야 그렇다 치자. 그 말도 안되는 '사랑 만세'는 대체 뭐냐고!! ... more